새 노트북이..
내게로 왔다.
십여 년..
내겐 분신과도 같았던 노트북..
이제 너를 떠나보낸다.
십여 년..
내 삶과 사랑과 추억이 용해되어 있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도..
다락방에 넣어둔다.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생명 있는 것들은 언젠가 그 다함이 있다.
그렇듯 물건도 제 쓰일모를 다한 후엔..
어두컴컴한 뒤안으로 서서히 잊혀진다.
버려지든지..
새 노트북이 내게로 왔고..
헌 노트북은 구석방에 넣어두었다.
내게 노트북은 분신이다.
내 온 맘이 그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새 노트북에다
내 남은 날들의 삶과 사랑과 추억을 기록할 것이다.
남은 날들은 좀 더 사는 것처럼 살아가자..
나에게..딸들에게..그리고 너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자.
- 벗 님 -
♬ 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