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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하루

쌓으면 무너뜨리고 쌓으면 또 무너뜨리고

by 벗님2 2026. 6. 26.

2026년 6월 4일 목요일

 

 

 

 

이틀에 한 번꼴로 걷는

매미산 둘레길에

노오란 금계국이 사무치게 피었다.

요즘 들어

하얀 개망초가 어우러져 피어나니

더욱 이쁘다.

 

 

 

 

오늘도 어김없이 

엊그제 내가 쌓아놓은 돌탑

와르르 무너뜨려 놓았다.

매고 간 가방을 벗어놓고

다시 돌탑을 쌓았다.

이렇게 내가 다시 쌓아놓으면

지나가는 누군가 작은 소망을 담아

돌탑 위에 돌멩이 하나를 얹어 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쌓으면 무너뜨리고..

쌓아놓으면 무너뜨리고..

나는 쌓고..

누군가는 무너뜨리고..

요즘 계속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미산 정자에 앉아 평소에는 눈길을 주지 않던 곳에

낯설게 보이는 빨간 솟대랑 철조망 사이의 철문..

 

 

 

2026년 6월 9일 화요일

 

ㅜㅜ

오늘도 어김없이 무너뜨려 놓았다.

그래도 누군가 지나가며 돌멩이를 얹어 두어

반가웠다.

 

 

 

 

다시 주변에 흩어진 돌들을 모아

돌탑을 복원시켜 놓았다.

 

 

 

2026년 6월 11일 목요일

 

엄마께서 기공체조 옷을 세 벌이나 주셨다.

요즘 산에 갈 때 저 기공 옷을 입고 가는데..

무슨 도 닦는처럼 보일 것 같았다.

 

 

이 날도 어김없이 돌탑은

무참히 무너져 있었고..

나는 또 돌탑을 쌓았다.

 

 

사진에 자세히 담진 못했지만

저 두 여인이 들고 가는 커피 가방이 너무 예뻐서..

뜨개실로 짠 듯한데..

요즘 아이스커피 테이크 아웃해서 넣고 다니기

완전 딱이었다.

 

 

 

 

 

 

 

 

 

이 정자에 앉아 있으면

바람이 무척 시원하게 불어온다.

아마도 바람이 지나다니는 길목인 듯하다.

정자에 앉는 사람마다 참 시원하다며

한 마디씩 한다.

엄마랑 산에 갈 적이면

엄마는 어디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지

다 아셨다.

산에는 바람이 다니는 길이 있는데

그 길목에 서 있으면 무척 시원하다고..

이 정자에 앉아있으면

엄마의 그 말씀이 자구 생각이 난다.

 

 

 

 

 

팝이나 클래식보다는

슬픈 멜로디의 발라드를 즐겨 듣는다.

요즘은 사극감성의 노래도 즐겨 듣는데..

슬퍼서.. 서러워서.. 좋아한다.

 

 

녹음이 우거지고 산그늘이 드리운 산길..

요즘 참 걸을만하다.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어김없이 무너진 돌탑..

요즘은 목장갑을 챙겨 들고 다닌다.

장갑을 끼니 돌탑 쌓기가 훨씬 수월해서

이 날은 다른 날보다 더 단단히 쌓았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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