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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가족

시어머님 첫제사

by 벗님2 2024. 12. 6.

11월 30일 토요일

 

시어머님 첫제사..

형제들끼리 의논해서 산소에서 지내기로 했다.

제사 음식은 주문하기로 하고..

첫제사만 지내고

모든 제사는 앞으로 지내지 않기로 했다.

 

산소 올라가는 산길에 들국화가 딱 두 송이 피어있었다.

꺾어서 어머님 아버님 산소에 한 송이씩 꽂아두었다.

 

 

 

 

 

 

 

 

 

 

 

 

 

윗대 조상님들께 재배 드리고..

 

시할아버님 할머님 산소에도 재배 드리고..

 

 

 

 

 

 

 

 

 

 

 

내남자는 내가 꽂아놓은 줄 모르고..

어머님 아버님 산소에만 들국화가 피었다고

무척 신기해 했다.

 

 

 

 

 

 

 

 

 

 

 

 

 

 

 

 

 

 

 

그냥 무감했다.

내남자의 어머니이지만..

선량하신 분이지만..

난 애정도 미움도 없다.

아마 어머님도 나에 대해

그러실 것이다.

 

정이란 것도 사랑이란 것도..

주고받는 것이기에..

난 받은 게 없어 줄 것도 없다.

 

 

 

 

 

 

 

 

 

 

 

 

 

산소에서 내려와 시골읍내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갈비탕은 허접했고 국물까지 빡빡 긁어먹었지만

허기가 졌다.

 

갈 땐 좋은 마음으로 갔는데..

시댁모임에만 가면 나는 며칠 분노가 폭발하고 

내남자에게 히스테리를 부린다.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쌓이고 쌓인 앙금이 이렇게 시댁식구들 만나고 오면

폭발을 해버린다.

 

며칠 곰곰 생각했다.

매번 이렇게 스트레스받고 상처받으면서

내가 굳이 시댁 모임이나 행사에 가야 할까..

 

이제는 가지 않을 것이다.

남은 세월 동안에는 시댁식구들 보고 싶지 않다.

이 블로그를 내남자나 둘째 아주버님이 볼지도 모르겠지만..

난 앞으로 시댁 모임이나 행사에 절대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시골집에 들렀다.

마당은 잡초가 무성한 풀밭이 되었다.

몇해전 큰아주버님네가 형제들과 의논도 없이

시골집을 팔려고 하다가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결론은 형제들이 나고 자란 이 집은

추억으로 남겨놓기로 했단다.

 

 

 

 

 

어머님 첫제사 지내고 집으로 오는 내내

대구 작은아버님때문에 분노가 차올랐다.

 

쏭이네 집 근처의 칼국수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먼 길 운전도 해주고 함께 산소까지 가준 성수가

고맙다.

쏭이는 참 좋은 남자를 만났다.

그게 너무 감사하다.

쏭이는 나같은 아픔이나 상처나 분노없이 잘 살아갈 것 같아

그게  또 감사하다.

 

 

 

- 벗 님 -

 

 

 

 

 

시오리길/김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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