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기제삿날이다.(10월 4일. 음력 8월 30일)
추석 지나고 딱 보름 후가 아빠의 기일이라..
아침 일찍 울산으로 향한다.
가는 길.. 해장국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지난번 추석 때 울산 가던 길에 들렀던 그 장소..
이화령 휴게소..
옛길을 따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곳..
시원히 뚫린 고속도로보다는 꼬불꼬불 옛길을 좋아하는 내남자 덕분에..
자칫 지리할 수 있는 친정 가는 길이 여행 같고 소풍 같다.
대구에 들러 어머님을 뵙고 간다.
지난번엔 내남자를 알아보지 못하셨는데..
이번엔 눈빛도 초롱하시고 내남자와 나를 알아보신다.
옛길 따라 느릿느릿 오다 보니 좀 늦게 울산에 도착했다.
제사 음식은 동생들이 이미 다 장만해 놓았다.
조금 미안하다.
하필 오늘이 할머님 제삿날인 넷째 제부만 빼고는
하나 둘 제부들도 다 오고
이른 저녁을 먹고 아빠 제사상을 차린다.
10월 14일(음력 8월 30일)
울 아빠 먼 길 가신지 어느덧 10년..
문득문득 아빠 생각이 난다.
아주 아득히 먼 일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마치 아빠가 우리 곁에 살아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우리는 부부끼리 따로따로 아빠께 절을 올린다.
오래 엎드려 아빠께 인사를 드렸다.
우나 먼 이국땅으로 떠난 것도 보고하고..
잘 보살펴 달라 부탁도 드리고..
엄마도 잘 보살펴 달라고..
우리 가족들 모두 무탈하게 지켜주시라고..
그리고 아빠도 그곳에서 평안하시라고..
음복..
사랑하는 내 피붙이들..
생각하면 괜스레 콧등이 찡해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오늘도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정다우니..
감사하고 기쁜 날이다.
울 아빠도 그곳에서 흐뭇이 지켜보고 계시리라..
이화령 휴게소에서..
- 벗 님 -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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