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4일.목
아침에 숙소를 검색하다가 리뷰가 괜찮은 펜션 2층에 방이 있어
예약해두었다.
깜깜한 저녁에 도착한 펜션..딱 마음에 들었다.
밤이지만 너른 마당의 정경이 참 예쁘고..
마당 한쪽에서 술파티를 하고 있는 젊은 남자애들의 모습도
낭만스러워 보였다.
조금 오래 된 느낌의 펜션이었지만..
깔끔하고 정갈했고 구석구석 세심했다.
우나도 나도 만족스러웠다.
부소산성에서 내려와 부여 옛궁터를 둘러보고 나니
저녁을 먹기 어중간한 시간이라
마트에 들러 모밀국수 재료를 간단히 사와서..
펜션에서 모밀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그냥저냥 먹을만 했다.
우나는 마트에서 사온 새우깡을 안주삼아 맥주 한 잔..
난 시원한 콜라..
새벽 깊은 시간 우나랑 잠깐 마당에 나왔다.
약간 축축한 여름밤 공기가 그래도 좋았다.
부시시 잠깬 아침..
우리 방 테라스에 서 바라본 전경..
운치가 가득하다.
하늘엔 먹장구름으로 가득하고..
멀리로 호수도 보인다.
우리는 침대가 있는 방보다
너른 거실에서 이부자리를 펴고 함께 잤다.
아늑하고 푸근하게 잘 잤다.
다들 잠든 이른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마당의 정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참 아름다운 마당풍경..
참 행복했던 아침..
퇴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잠꾸러기 우나를 깨워 떠날 채비를 한다.
우리가 떠나려고 하니
아래층 청소를 하시던 주인장께서 버선발로 나와 인사를 하신다.
인상이 참 좋으시다.
첫눈에 참 좋은 사람같다는 느낌은 또 처음이다.
우나도 그렇게 느낀 모양이다.
"다음에 부여에 올 일 있으면 또 올게요.."
정말 다시 와보고픈 곳이었다.
- 벗 님 -
나비 / 김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