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이의 취업

 

 

 

졸업하고 지난 일 년간..

알러지 때문에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인 쏭이는

어디 이력서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코로나 방역이 풀리고 몇군데 이력서 내고

연락 온 회사 두어군데 면접 보며 취업준비 중인 쏭이..

오늘 면접 본 회사가 연봉도 엄청 쎄고 너무 마음에 든다며

쫑알쫑알 면접 이야기를 들려준다.

 

면접 본 후..

잠실에서  분당 아빠 사무실이 가까워 거기로 갔다는 쏭이의 전화..

분당 간 김에 학교 선배도 만나며 아빠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있단다.

 

쏭이 픽업 해서 다른 날보다 일찍 퇴근한 내남자..

뜬금없이 김부삼에 고기 먹으러 가잔다.

 

 

 

 

 

 

 

 

 

 

 

 

웬일로 마시지 않던 소주도 한 병 주문한다.

잔을 들어 건배를 하며..

"우리 무엇을 위해 건배할까?"

내가 "우리 쏭이 취업을 위해.."

입을 떼자마자  내남자가..

"연송아, 취업 축하해!"

" 엥??"

 

면접 본 회사에서 내일부터 출근하라는 연락이 왔단다.

나를 깜짝 놀래키려고 둘이서 쉬쉬하며..

이렇게 소줏잔을 부딪치며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세상 무엇보다 내겐 기쁜 소식..

 

마침 퇴근 중이라는 우나도 합류해서

우리 가족 모두 모여 쏭이의 취업을 축하한다.

 

 

 

 

김부삼에서 나와 쏭이는 민지 만나러 가고..

내남자와 우나와 난 근처의 카페에서

주인공이 빠진 뒷풀이를 한다.

참 행복한 시간..

마음이 구름 위에 둥둥 뜬 기분이다.

 

 

 

 

♥

 

디자인 전공인 세열이가 도와준 쏭이의 포토 폴리오 표지..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세열이 한테 술 한잔 사야겠다니까..

안 그래도 첫 월급 타면 한턱 쏠 거란다.

 

그나저나 쏭이 초등학교 때 열심히 따놓은 컴퓨터 자격증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더우기 대학 시절 학생회  홍보부장 활동을 하며

각종 학교 행사 포스터를 포토샾으로 만든 자료가 있어

회사에서 요구한 포토폴리오를 근사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내 생각엔 합격의 요건이 된 것 같았다.

 

 

 

 

8시 출근 5시 칼퇴근이란다.

해서 꼭두새벽부터 출근준비를 하는 쏭이..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보내온 사진..

이틀째 출근하는 날..

다행히 오늘은 덜 복잡하단다.

 

 

 

 

 

 

 

" 저 파란 빌딩에 우리 회사 사무실이 있어."

 

 

 

 

"저기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이 내 자리야."

 

 

 

 

 

 

 

중소기업이지만 동종업계 매출 1위를 달성했다고 한다.

연봉도 대기업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집과의 거리가 멀어 출퇴근이 힘들어 그게 걱정이지만..

출근 사흘째인 쏭이는 힘든 내색 없이 활기차 보인다.

 

올해 나의 가장 큰 바람이 이루어졌다.

사실 쏭이의 취업이 어쩌면 장기전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도전하고 금방 취업이 될 줄이야..

신통방통..요즘 내 입꼬리가 내려갈 줄 모르고 웃음이 헤퍼졌다.

 

 

 

 

 

 

후훗~

잔뜩 포토샾 한 쏭이 사진..

내남자와 난 이건 너랑 너무 다른데..

이 사진은 안 된다며 반대를 했었다.

이미 이력서를 저 사진으로 제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단다.

 

면접 당시 사장님이 웃으시며

"사진이랑 다른데..얼굴을 너무 깎은 거 아냐?"

"제가 포토샾 실력이 쫌 좋아서.."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단다.

마스크를 벗어도 된대서 마스크를 벗으니..

"마스크 벗으니 사진이랑 똑 같네.."

이렇게 말씀하시며 웃으시더란다.

어쨌거나 저 사진으로 쏭이의 포토샾 실력을 인정받은 셈??ㅎ~

 

 

 

 

- 벗 님 -

 

 

 

 

 

하늘바라기 / 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