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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국내여행

울산 중앙시장

by 벗님2 2020. 8. 11.

 

 

 

 

 

 

 

 

 

 

 

 

 

 

 

 

 

 

 

엄마 생신(7월 28)이라 울산 친정에 갔다.

하루 전날 우나 퇴근하고 늦은 밤에 출발해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쏭인 주말 알바 때문에 함께 가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엄마 모시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풀잎채에 가기로 한다.

엄마 생신파티는 저녁에 하기로 해서 동생들은 오후 늦게 올 것이다.

함께 가자 하니 웬일로 막내 태야가 흔쾌히 동반을 한다.

아직 솔로인 태야는 그동안 가족모임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었는데

유쾌하게 함께 나서는 모습이 신통방통할 정도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풀잎채는 코로나로 임시휴업 중이란다.

어쩌나.. 어디로 가나.. 하다가

태야가 제안을 한다. 꼼장어 먹으러 가자고..

엄마도 오래전 아빠랑 자주 갔던 곳이라며 가고 싶어 하신다.

 

중앙시장..

내 유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

물론 시장의 모습은 현대식으로 반듯해졌지만..

미도백화점..신신백화점..

골목골목 예전 건물들이 고대로 남아있어 시장 안은

유년의 추억을 유추해내기에 충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들어가서도..

철마다 때마다 엄마랑 시장 골목을 샅샅이 돌아다니며

가방이며 옷이며 신발이며 모두 이 중앙시장에서 구입을 했었다.

나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입은 빨간 꽃이 수놓아진 한복도

여기 중앙시장 2층에서 맞췄었다.

 

정말 정말 오랜만에.. 거의 삼십여 년만에..

기억 저편에서 아스라하던 이 곳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

저 꼼장어 골목도 예전엔 길가 연탄불 석쇠에서 바로 구워줘서

골목엔 꼼장어 굽는 냄새와 연기가 자욱했었다.

꼼장어가 연탄 위에서 구워지는 모양이 신기해

어린 나는 길을 가다가 멈춰 서서 꼼장어 굽는 풍경을 구경하곤 했었다.

그 시절 꼼장어 골목 풍경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지만 

마치 시간여행을 한 듯한 기분에 설레기까지 한다. 

 

엄마는 아빠랑 꼼장어를 자주 드시러 오셨다며..

아빠와의 오랜 추억을 반추하신다.

태야는 중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자주 이곳에 왔었다고 한다.

내 남자도 우나도 꼼장어는 처음이라면서 그래도 맛나게 먹는다.

무엇보다 엄마가 십여 년만에 먹어본다며 참 맛나게 드신다.

 

예정에 없었던 중앙시장 나들이..꼼장어 골목..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아주 귀한 선물을 받은 듯한 시간이었다.

 

 

 

 

 

 

 

- 벗 님 -

 

 

 

시오리길/김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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