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날..
엄마의 뜰에 잡초도 뽑고
구찌뽕도 따러 주야네 집에 왔다.
오랜만에 왔다. 늘 그리운 이 곳..
우리 친정식구들 별장과도 같은
넷째 주야네 집이 있고..
생전의 아빠가 그리도 좋아하셨던
엄마의 뜰이 있는 곳..
몽이가 반가워 어쩔 줄을 모른다.
어느새 열네 살이 된 몽이..
이젠 자주 아프고 걸음도 오래 걷지 못한단다.
지난번 냇가에 데려갔다가 안고 집에 왔단다.
반가워 짓는 소리가 목이 쉰 듯 컹컹 애처롭게 들린다.
오시자마자 텃밭으로 가시는 엄마..
나도 엄마 따라 구찌뽕을 따러간다.
주야가 만들어 준 라임 모히또..
우리 주야는 뭐든 맛깔지게 뚝딱 해낸다.
라임향과 허브향이 어우러져 향이 기가 막히다.
저 피아노 위 창가..
달래의 아지트..
"달래야.." 하고 부르니
뒤돌아 본다.
방풍잎을 따고있는 백년손님들..
난..
쌈장에 방풍잎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
지난번 태풍 때 마당 귀퉁이가 허물어져
보수공사 중인 백년손님들..
지난번 태풍 때 몽이 집까지 물에 잠겼다고 한다.
꼬챙이 같은 모종을 꽂아 둔 호두나무도 저리 훌쩍 자랐고..
넉 달 즈음에 데려온 새끼 몽이도 열네 살 노견이 되었다.
아이들 꼬물꼬물 어릴 적의 추억 또한 가득한 여기..
내 마음의 힐링이고 행복의 보금자리인 엄마의 뜰..
여기 오면 행복 가득하고 울 아빠 생각 더욱 난다.
냇가에서..
- 벗 님 -
어머니의 손 / 범능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