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6살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살던 복산동 옛집 가는 길..
이 굴다리를 얼마나 자주 많이 지나다녔을까..
몇 년 전 엄마랑 왔을 적에 주변은 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개발이 되었는데
유독 내가 살던 마을만 50년 전 모습과 별 반 차이 없이 덩그러니 섬처럼 남아있었다.
그게 오히려 반가웠고 감사했다.
유년의 추억을 고스란히 눈에 담을 수 있어 좋았었는데..
지금은 철거작업으로 마을이 거의 반은 부서져 없어지고 있었다.
복산동 650-18번지..
내가 어릴적 살던 집이다.
마당 넓은 기와집이던 것을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아빠가 집접 양옥으로 다시 지으셨다.
재개발 들어간다고 철거작업이 한창이다.
용기 내어 바리케이드를 넘어 집 내부로 들어와 보았다.
저기 왼쪽 창문 있는 방이 내 방이었다.
저 방에 다락방이 있었는데
아빠가 만드신 사다리를 타고 다락방에 올라갔었는데
지금은 나무계단이 놓여 있다.
갔을 적에 사진을 많이 담아 올걸..
집을 둘러보며 추억에 잠기느라 미처 사진 담을 생각을 못한 게
이제 와서 무척 아쉽다.
마당이 엄청 넓었었는데 새로 집을 지으면서 마당이 좁아져서
난 그게 무척 아쉬웠었다,
엄만 마당엔 화단을 꾸미고 옥상에다 텃밭을 만들어
호박이며 배추며 야채들을 심으셨다.
저기 보이는 계단으로 옥상에 올라가 엄마대신 빨래를 널곤 했었고
여름밤이면 아빠가 만들어주신 평상에 누워
어린 동생들과 옥상에서 잠들곤 했었다.
동생들과 나란히 누워 밤하늘 견우별 직녀별을 찾고 은하수를 바라보며
흐르는 유성을 쫓다가 앗 하는 순간 별똥별이 떨어지면
소원을 빌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곤 했었다.
새벽녘이면 엄마가 살금 올라오셔서 축축해진 삼베이불 대신
까슬까슬한 삼베이불로 다시 덮어주던 잠결의 기억..
아, 지금 다시 생각하니 눈물 나도록 그리운 시절..
신이 나에게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아름답고 그립고 정다웠던 그 옛 시절로..
- 벗 님 -
이유 두 번째 이야기 /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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