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승복연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TV를 껐다.
암담하고 참담해 앞날이 막막해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희부연 먼동이 터오도록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니 정오가 지난 시간..
내 남자가 새벽에 자장면 만들 재료를 장 봐왔다며..
주방에서 분주하다.
어느 순간부터 내 남잔 정치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지내왔었다.
그런 내 남자가 오늘은 부러웠다.
이런 지옥을 맛보지 않아도 되니..
베란다로 나가 흐리멍텅한 하늘과 세상을 바라본다.
대한민국 땅덩이랑 하늘이 온통 시궁창에 처박혀 오염된 기분이다.
차라리 홍준표나 유승민이었더라면 기꺼이 승복하였을 것이다.
저런 자가 내 나라 내 조국의 대통령이 되다니..
도저히 승복이 되지 않는다.
벼락에라도 맞기를..
심장병에 걸려 돌연사라도 하기를..
누군가 나라를 위해 암살이라도 해주기를..
하루가 지나고 마음을 다시 추슬러 본다.
아무도 탓하지 말라 하지만..
적폐 청산하라고 검찰 개혁하라고 언론개혁하라고..
180석이나 몰아준 촛불 시민의 간곡한 마음을 저버린..
저 민주당이 가장 밉다.
지금이라도 제발 정신 차리고 남은 172석으로 가열차게
일어서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 지키기..
이재명 지키기..
일 년 안에 자격 미달인 차기 대통령 탄핵시키기..
온통 범죄 투성이인 그 부인과 장모 감옥에 보내기..
어떻게 이룩한 민주주의인데..
다시 가슴에 촛불을 밝히고..
다시 깃발을 들고..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기를..
다행히 여기저기서 봄의 새순 같은
희망의 전언이 소록소록 들려온다.
다시 깃발을 들고 나아가자고..
절대 지치지 말자고..
절대 흔들리지 말자고..
경고하건대..
민주시민의 촛불정신을 절대 얕잡아 보지 마시라..
거대한 역풍이 몰아칠 것이니..
3월에는 수고했습니다 인사를 한다.
풀꽃에게도 그대에게도..
힘겨움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느리라.
박노해 <걷는 독서>
- 벗 님 -
임을 위한 행진곡 / 인디언 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