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미산 정자 계단에
토종개구리 한 마리가 앉아있다.
반갑고 정겨운 토종개구리..
유년의 추억 속에 개구리 낚시가 있다.
집 주변에 돌돌 개울물이 흐르고 있어
사방에 토종개구리가 출현하곤 했었다.
무명실에 으깬 쑥을 돌돌 말아서 매달아
개구리 눈 앞에 알짱거리면 어느 순간
개구리가 점프를 하며 무명실에 매달린 쑥을
낼름 물어버린다.
그 찰나의 순간을 캣치해서
무명실을 잡아당겨 개구리를 낚아채면 성공이다.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네의 언니 오빠들 따라 배웠을 것이다.
개구리 낚시 성공률은 꽤 높았던 것으로 기억되고
그렇게 잡은 통통한 개구리 뒷다리는 연탄불 위에 구워져
우리들의 간식꺼리가 되곤 했었다.
너무나 아득한 유년의 추억이라
그러한 추억이 실제였는지 조차 아릿해지기도 하지만
토종개구리만 보면 반갑고
그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초등학교 1학년 운동회 때(1974년)
사진이 귀하던 그 시절..
엄마는 운동회 때면
사진사 아저씨들이 돌아다니시기에..
꼭 가족사진을 찍으셨다.
학교 뒷편에서 사진을 찍는데
같은 반 남자아이들이 몰려와 앞에서 막 웃고 있어
나도 저렇게 수줍게 웃으며 찰칵..



동네 뒷산에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먹거리가 귀하던 그 시절..
익지도 않은 땡감을 주우러
아침해가 뜨기도 전에 뒷산으로 쫓아가곤 했었다.
그러면 밤 사이 떨궈진 감을 주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워온 감을 소금물에 담가서 삭혀두면
떫은맛이 없어져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거무튀튀하게 삭은 감은
먹거리가 귀하던 가난하던 그 시절엔
참 맛있는 간식이 되어주곤 했었다.
뱀딸기를 보면서 뒷산의 감나무가 떠오르는 이유는
밭가에 떨어진 감을 줏는라 풀섶을 헤치다 보면
저 뱀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엔 저 뱀딸기조차 왜 그리 귀했었는지..
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빨간 뱀딸기는
그 배고픈 시절에도 밍밍하니 참 맛이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 운동회 때(1975년)
이 날도 엄마는 운동회 끝날 무렵
사진사 아저씨 불러 사진을 찍어 주셨다.
이 날은 특별히 명절 때나
입던 예쁜 옷을 준비해 오셨고
머리도 다시 질끈 예쁘게 다시 묶어주셨다.
돌아보니 이 사진들이 어찌나 귀하고
엄마에게 고마운지..
이 사진이라도 없었더라면
내 유년의 사진은 남아있지 않았을 테고..
나는 내 유년의 모습을 도저히 기억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 여섯 살 무렵? 동생 랑이랑 뒷산 무덤가에서..
저 장소는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직장 다니던 옆집 혜숙이 언니네 큰언니가
카메라 가지고 가서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 어린 날에도 저 날의 기억은 남아있다.
♥
이 글을 쓰다 보니
괜스레 서글퍼진다.
어느덧 60년의 세월을 살고 있다.
아련한 그 시절이 문득 그립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그 시절로부터 얼마나 아득한 세월을 건너왔을까..
문득 그립고.. 문득 서글프고..
뭐하면 살았나..
깊은 회환에 잠겨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얼토당토않는 오기마저 생긴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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