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6일. 수요일
아침 일찍 한림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난 후..
생각보다 건강검진이 일찍 끝나서
요가랑 댄스수업까지 하고
가끔 혼자 들리는 중국음식점인 옌시부에서
쌀국수를 먹는다.
2층 창가에서 내려다본 풍경..
2년마다 나오는 국가건강검진..
미루고 미루다 결국 12월이 되어서야 검진을 받았다.
매번 그랬다.
건강검진 받는 일이 왜 그리 싫은지..
그나마도 코로나 시절엔 핑계 삼아 건너뛰었더니..
이번 검진은 4년 만에 받는 것이다.
건강검진 안 받았다고 딸들로부터 내내 핀잔을 들었었다.
건강검진 결과서를 받아보니
적신호가 떴다.
대사증후군 관리가 필요하다고..
공단에서 전화가 오고 책자도 보내 주었다.
난 살만 빼면 될 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내 남잔 내 건강검진 결과를 찬찬히 보더니
혈압이랑 당 수치가 높다고 난리다.
5월이 저물 즈음..
거실에 핀 헤르초킨 크리스티아나가 뚝뚝 지고 있다.
내남자가 우리 둘 서울 삼성병원에 정밀 건강검진을 신청했다.
7년 만이다.
30대 젊은 날에 우리 둘 삼성병원에서 정밀 건강검진을 했었고..
2017년에 두 번째로..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5월 한 달..
내남자가 먼저 감기기운이 있나 싶더니..
나까지 옮겼다.
코로나는 아닌데 신종 인플루엔자인지..
독감으로 거의 한 달 내내 고생을 했다.
태어나 이렇게 독하고 힘든 감기는 처음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감기인지 재희언니도 그렇고..
주변에 나랑 흡사한 감기증상을 앓는 사람이 몇몇 있었다.
난 감기기운이 있으면 생강차나 모과차로 견디는 편인데
이번에 너무 힘들어 감기약을 얼마나 먹어댔는지 모른다.
이렇게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되어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다.
건강검진 3일 전부터..
섬유질이 있는 야채니 잡곡밥은 안되고
흰죽이나 쌀밥만 먹으랬는데..
잡곡밥만 먹는 우리 집엔 흰쌀이 없어서..
금식 들어가기 전 내남자가 사 온 초밥으로
마지막 식사를 한다.
둘 다.. 아직 감기 후유증으로 힘든 시점..
그 와중에도 내남잔 새벽출근을 하고
퇴근을 해서도 밤늦도록 작업을 해야 한다.
잠시 후 저녁 9시부터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위한
쿨프렙산을 먹어야 하는데..ㅠㅠ
쿨프렙산을 먹으면서도 계속 작업을 하는 내남자..
밤을 꼴딱 새우며 엄청난 양의 쿨프렙산을 마시며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했던 예전보다는
훨씬 수월해졌지만..
이 과정만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을 만큼 고역이었다.
건강검진 끝나고 보호자 없이는 퇴원이 불가해서
하루 전날 쏭이가 와서 우리를 병원까지 데려다주고
검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리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7년 전 그때도 쏭이가 우리 보호자가 되어 주었었는데..
병원 측에서 제공해 주는 식권으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6월 10일.. 열흘 후..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을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다.
우리 부부 함께 상담을 받았다.
결과 차트를 보며 꼼꼼하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시는 의사 선생님..
7년 전 차트와 비교설명까지 해주신다.
우리 둘 다 모든 면에서 그때보다는 더 안 좋아진 상태..
그래도 작년 12월에 받았던 건강검진보다는 당 수치가 확 내려가서..
전 단계에서 안정단계로 떨어졌다.
평생 걱정이었던 자궁 선근증의 크기도 확 줄었고..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하니 그게 제일 반가웠다.
나 같은 경우는 경미한 지방간에 LDL(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
빨간 신호등이 켜진 부분에 대해서 살만 빼면 떨어질 수치들이니
체중조절을 하고 6개월 후에 혈액검사를 다시 해보자고 한다.
사실 5월 말 건강검진 받고..
6월부터 체중 조절에 들어갔는데..
6월 한 달 동안 3킬로 감량했고..
지금까지 5킬로 정도 감량했다.
건강 검진을 받고 내 몸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나니
건강의 소중함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요즘은 내가 건강하게 살아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 벗 님 -
꿈을 꾼다 / 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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