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시계 사러 갈 건데 같이 갈래?"
두어 달 전부터 시계를 사고싶다는 우나..
지난번 AK매장에서 찜한 시계를 꼭 사고 싶단다.
주말의 하루..
내남자가 분당의 탄천에 우릴 떨궈주고..
걷기 좋아하는 딸과 난 탄천을 따라 AK매장까지 걷는다.
탄천에 무궁화랑 엄마가 좋아하시는
나리꽃이랑 애기나리가 피어있었다.
매장에 진열된 아가들 보행기용 신발..
내 작은 손보다 더 앙증한 신발들이..
너무 예뻐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나도 이제 손주 볼 나이가 되어가나 보다.
지난주에 이 시계를 보고..
자꾸 눈에 아른거렸단다.
다른 백화점의 같은 시계에 비해..
여기 매장이 10% 더 할인이 되어 굳이 분당까지 왔다.
내 기준에선 너무 고가라
우나에게 좀 더 고려 해봐라 넌지시 방해공작을 폈지만
딸의 마음은 이미 굳혀진 모양이었다.
거기다가 한 술 더 떠서..
같은 디자인에 다이아가 박힌 걸 고집하는 우나..
"엄마, 이건 내가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야."
이 시계를 사기 위해 엄청 발품을 팔고..
두어 달 고심하고 가격비교해 보고..
가격 대비 행복지수를 비교했을 때..
행복지수가 훨씬 높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구매를 결정했다는 우나..
나름 신중하게 몇 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구입한 것이란 걸 잘 안다.
무엇보다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는데..
굳이 말리고 싶지 않았다.
럭셔리한 삶을 꿈꾸는 딸이..
그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듯 해서..
나완 참 다르지만 자기인생을 멋지게 사는 듯 해서..
감사하고 고맙다.
구입하자마자 저 시계를 차고 폴짝거리며
너무나 행복해하는 우나..
나에겐 너무 멋진 딸..
중2? 중3?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우나..
우연히 이 사진을 발견한 우나 왈..
" 엄마,나 완전 생날라리였넹.."
- 벗 님 -
선물 / 멜로망스